『빛의 호위』 『단순한 진심』의 저자 조해진 신작 소설집
너에게로 나의 숨결이 흘러들 때 되살아나는 온기 어린 이야기들
소외된 이들의 자리를 따뜻한 언어로 위로하는 조해진의 소설집 『환한 숨』이 출간됐다. 신동엽문학상, 젊은작가상, 이효석문학상 등 문단 내 굵직한 문학상을 휩쓸며 저력을 다져온 작가가 지난 2019년 『단순한 진심』으로 대산문학상을 수상한 후 선보이는 첫 책이다. 이 책에는 자전소설인 「문래」와 2019년 김승옥문학상 우수상을 수상한 「환한 나무 꼭대기」를 포함한 총 9편의 소설이 수록되었다. 특히, 「환한 나무 꼭대기」는 “어둠 속에서 빛을 더듬어나가는 듯한 섬세한 문장으로 쓰인 소설”이라는 심사평처럼, 인생의 굴곡을 어루만지며 말로 풀어내기 어려운 감정들에 환한 숨을 불어넣는 작가의 특장점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그간 조해진은 사회에서 소외된 이주민, 입양인, 노동자 빈민 등 다양한 스펙트럼 안에서도 가장 어두운 자리에 머무는 이들의 삶에 색채를 더하는 작업을 수행해왔다. 이번 책에서도 가려지고 외면된 자리에 놓인 이들, 이를테면 기댈 곳 하나 없이 암 투병 중인 중년 여성이나 수은중독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일해야 했던 미성년 노동자들, 이렇다 할 성과를 이루지 못하고 청춘을 허비하다 지쳐버린 남녀의 삶 등에 렌즈를 가져다댄다. 작가는 이들의 삶이 결코 여기서 끝난 것만은 아니라는 “절박한 마음”으로 “감각되지 않지만 존재하는” 개개인의 이야기에 온기를 더한다.
[출처 알라딘]
작가는 스스로를 유기인으로 규정한다. 매일 밤 자리에 누우며 ‘내일 눈을 뜨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만큼 공허한 삶을 살았다. 그러던 어느 날 난데없이 개와 고양이가 그의 삶에 던져졌다. 개의 이름은 푸코, 고양이는 두부다. 보신탕집에서 겨우 구조된 푸코는 그후에도 영호남의 보호소를 전전하다가 안락사 하루 전에 작가의 지인에게 구조되었다. 그 지인에게 ‘유영중인 우주의 삼분의 일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소중하던 푸코는 어느 날 ‘네 삶이 가득 채워지길 바래’라는 문장과 함께 작가에게 건네졌다. 유기묘 두부 역시 그 지인에 의해 구조되었다가 작가에게 건네졌다.
작가의 말처럼 ‘그 어떤 계획도 없이 마치 예견되어 있던 것처럼 아슬아슬한 생의 한가운데서 셋이 모였다. 막연한 기대와 뚜렷한 걱정만을 품은 채 유기인, 유기견, 유기묘의 동거가 시작되었다.’ 인간에게 학대당해 경계심 많고 사회성이라곤 없는 두 유기동물과의 동거는 해프닝과 불협화음의 연속일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푸코와 두부 모두 나이가 많고 잦은 병치레에 시달렸다. 특히 입양시부터 다리를 절뚝이던 푸코는 병이 더욱 심해 한쪽 안구를 적출한 데 이어 결국은 실명하고 만다.
작가는 두부를 ‘지구상의 누구보다 꿈과 잠을 사랑하며 하루의 대부분을 몽상으로 보낸다’고 설명한다. 철학자의 면모가 엿보인다. 푸코 역시 프랑스 철학자 미셸 푸코에서 이름을 빌린 탓인지 ‘나이들어 앞을 보지 못하지만 비로소 더 많은 것들을 보며 반려인들의 매일을 구조중이다.’ 그래서 작가는 ‘유기견과 유기묘를 구조했다고 생각했지만, 결국 구조된 건 삶을 유기한 한 인간(자신)’이었다고 술회한다. 두 유기동물 푸코, 두부와의 애정 깊은 일상이 잔잔한 울림으로 가슴에 젖어오는 한 편의 영화 같은 아름다운 다큐멘터리 에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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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어떤 말을 주었는지 내가 알고 있으니까.
기억하니까. 그거면 충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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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장을 바라지 않는 편지가 실어 나르는 용기와 긍지의 마법,
너와 나의 어린 시절을 빛낸 단 한 사람의 이야기
여성, 퀴어, 노동을 소재로 디저트와 차처럼 달콤쌉싸름한 작품 세계를 구축해온 조우리 작가의 세 번째 소설집. 혈연관계가 아니지만 서로를 이모와 조카로 칭하는 중년 레즈비언 ‘성희’와 일곱 명의 여성 이야기다. 성희는 그들의 성장 과정에 보탬이 되는 미션 편지를 보내고 적절한 보상을 제공하면서, 마치 ‘키다리 아저씨’처럼 든든한 삶의 동반자가 되어준다. 여성들은 어린 시절부터 그의 편지에 담긴 미션을 수행하며, 주체적인 삶의 태도를 배우고 공유하는 정서적 공동체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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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게, 기쁘게, 뜨겁게
인생의 파도를 넘어서며 살아갈 것이다.”
따스한 손길로 마음을 어루만지는 이 시대 선한 이야기꾼 이금이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 『알로하, 나의 엄마들』이 창비에서 출간되었다. 『알로하, 나의 엄마들』은 사진 한 장에 평생의 운명을 걸고 하와이로 떠난 열여덟 살 주인공 버들과 여성들의 삶을 그렸다. 백여 년 전 일제 강점기 시대의 하와이라는 신선하고 새로운 공간을 배경으로, 이민 1세대 재외동포와 혼인을 올리고 생활을 꾸려 가는 여성들의 특별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존중하고 보듬어 줌으로써 서로에게 친구이자 엄마가 되어 주는 세 여성 버들, 홍주, 송화는 시대를 앞서간 새로운 가족 형태, 여성 공동체의 면모를 뭉클하게 펼쳐 보인다. 한 시대를 살아 낸 선대 여성들의 연대와 사랑을 그린 『알로하, 나의 엄마들』은 2020년 현재의 우리에게 소중한 편지처럼 가슴 아린 울림을 전해줄 것이다. 회를 거듭할수록 멈출 수 없는 드라마처럼 몰입도 높은 이야기를, 감정을 적시는 아름다운 이야기를 기다려 왔다면 『알로하, 나의 엄마들』은 놓쳐서는 안 될 뛰어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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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사회》, 《당신이 잘되면 좋겠습니다》의 저자,
김민섭이 전하는 ‘다정함 회복 프로젝트’
이 책에 등장하는 장면들은 우리에게 낯설지 않다. 편법으로 강사를 해고하는 대학, MZ라는 이름으로 묶이는 청년들, 비정규직 노동자의 죽음에 무심한 사업장, 암호화폐에서만 희망을 발견하는 사람들 등 이미 우리에게 닥친 현실이 묘사된다. 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김민섭의 시선은 결코 차갑지 않다. 사람의 가치가 추락할수록, ‘다정함’이라는 인간의 고유한 능력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는 작가의 희망 덕분이다.
작가는 다정함이 다음 세대의 가장 중요한 가치가 될 것이라고, 나아가 다정함이 가치의 영역이 아니라 지능의 영역이 될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다정해야 생존할 수 있고, 다정해야 타인과 함께 새로운 이야기를 써 내려갈 수 있다는 걸 깨닫는 시대가 올 것이기 때문이다. 알지 못하는 타인과 연대하고, 그가 잘되는 것이 내가 잘되는 것이라는 걸 믿는 다정한 당신을 위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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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고 지나쳐 왔던 일상 속 작은 것들의 소중함
인간사의 따스한 온기를 지닌 단편들
김우남 소설가가 작은 것들의 소중함을 이야기하는 단편집 『아이 캔 두 이모』로 돌아왔다. 전작 『뻐꾸기 날리다』, 『릴리 그녀의 집은 어디인가』 등의 소설들이 주로 아프고 소외된 사람들을 다루었다면, 이번 소설집에는 우리 인간사의 따스한 일상과 온기를 지닌 4편의 단편소설이 담겨 있다.
스스로 한글을 배우며 배움에 대한 끈을 놓지 않은 이모의 삶을 담은 「아이 캔 두 이모」, 아프리카돼지열병을 불식시키기 위해 불철주야 애쓰는 수의사를 주인공으로 한 「해 뜰 날」, 어느 날 개 열 마리를 데리고 시골로 내려온 막내며느리와의 화해 과정을 담은 「연(緣)-누런 뱀과 매우 단단한 똥」, 모니터링 아르바이트를 통해 비판보다 융화를 배우는 「모니터링하는 시간」까지.
김우남 소설가는 해당 단편들을 통해 차갑고 고독한 사회에서도 우리를 지탱하게 하는 따스함이 어린 인물, 그리고 그 마음을 이야기한다. 자신의 삶을 열심히 살아내는 인물들은 자신뿐 아니라 타인의 삶까지 긍정적이게 만든다. 그리고 이러한 인물들의 온기는 소설을 읽는 독자들에게도 전해져 오늘보다 내일을 더 나은 희망으로 나아가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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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온기가 그리운 시대,
사람 내음이 느껴지는 이야기를 마주하다
김지윤 장편소설. 연남동 골목길에 자리 잡은 빙굴빙굴 빨래방. 그곳엔 신기한 다이어리가 있다. 누군가 빨래를 기다리는 동안 끄적인 고민을 다른 누군가가 진지하게 읽고 답글을 남겨 놓는다. 그렇게, 빨래방에 오는 사람들은 고민의 주인공인 동시에 고민 해결사가 된다. 투박한 손 글씨로 나눈 아날로그적 소통만으로 서로가 서로에게 위로가 된다.
어느새 연남동 사랑방으로 자리 잡은 빨래방은 사람이 모이고 위로가 모이며 저마다의 이야기가 모여 함께 살아가는 정을 나눈다. 막 건조를 마친 이불처럼, 따뜻한 온기와 포근한 정을 느낄 수 있는 이곳은 당신만의 ‘연남동 빙굴빙굴 빨래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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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맘을 몰라줘도 조금 서투르고 무뚝뚝해도
사랑하는 마음 하나만큼은 진심인 이 남자!
브런치 연재작 〈아스퍼거 남편과 살고 있습니다〉, 단행본 출간!
아스퍼거 증후군을 가진 호주 사람 라이언과 한국에서 온 용감한 여성 모니카, 그리고 개성 넘치는 두 자녀. 이들이 이 사회에서 다름을 경험하고, 그것을 뛰어넘으며 나아가는 과정을 이 책에 풀어냈다. 우리는 얼마나 많은 차별에 둘러싸여 살고 있는가? 그것을 알면서도 모르는 척 넘기고, 혹은 알아볼 생각조차 없이 상처를 주는가? 가볍고 친근한 문장으로 쓰인 이 에세이를 통해 네 사람은 우리의 친구가 되고 가족이 된다. 그렇게 우리는 한편이 된다. 따뜻하고 용감한 이 이야기는 우리를 보다 넓고 유연한 사람으로 만들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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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다'는 동사의 힘을 믿는 사람. '매일 쓴다'는 것으로 인생의 의무를 이행하는 사람. 그것이 작가이고, 이승우 작가가 그렇다. 스물셋에 등단해 2017년 올해로 36년, '소설가로 산다는 것'을 흔들림 없는 작품들로 몸소 보여주는 사람. 그의 열번째 소설집을 묶는다.
도무지 납득할 수 없는 인생의 원리, 가장 가까운 관계에서도 피할 수 없는 오해와 충돌, 나를 쥐고 흔드는 알 수 없는 시선… 작가가 바라본 세상과 그 속을 살아가는 인물들에게는 알 수 없는 것투성이다. 지난 몇 년간의 '시대의 간섭'은 상상력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소설이 현실의 부조리와 기이함을 넘어설 수 없음을 다시 한번 상기시켰으리라. 일종의 무력함과 '자율적이지 않음' 속에서 작가가 그려낸 작품 속 '모르는 사람들'의 이야기 여덟 편이 이 책에 담겨 있다.
내적 갈등과 자기비판을 통해 집요하게 변주되는 이승우 작가 특유의 문장은, 인물들을 한 걸음 한 걸음 신중하게 내딛게 한다. 그 나아감을 통해 '모르는 사람들'이 알아가는 것은 무엇인가. 그들이 마주한 사실 혹은 비밀은 진실인가. 재구성된 기억과 진술 속에 과연 진실이란 존재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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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과 좋은 대화를 나누는 건 불가능하다고? 내가 보기에 이상하고 비합리적인 주장을 늘어놓는 사람들은 상종도 하기 싫다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와 ‘그들’은 같은 세상을 살아갈 수밖에 없다. 계속 등 돌린 채 버티다가 아예 세상이 망해버리기 전에, 지금 당장 변화가, 해결책이 절실히 필요하다. “진보적 성향의 동양계 미국인”인 스콧 시게오카는 그 해결책을 찾아 나서기 위해 어느 날 갑자기 길을 나섰다.
미국 전역을 목적 없이 떠돌며 트럼프 지지자, 다른 종교를 믿는 사람 등 평소 절대로 만나볼 일이 없던 ‘그들’과 많은 대화를 나눈 끝에, 모든 교류와 변화의 원동력이 바로 ‘호기심(curiosity)’임을 깨달았다. 그는 이 책에서 자신의 ‘호기심 여정’을 흥미진진하게 소개하며, 혐오와 불통을 몰아내는 도구인 호기심을 강화하고 활용하기 위한 실용적인 가이드를 내놓는다. 더 많은 인정과 수용이, 관용과 타협이 간절한 사람들에게 이 책은 호기심을 통해 관점을 바꾸고 차이를 이해하는 태도를 기르기 위한 필수 지침서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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