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목 원더랜드
후카사와 유 지음, 정문주 옮김, 홍승범 감수
플루토
2024
- 청구기호 : 청472.5-후872ㄱ
- ISBN : 9791188569755
자료검색하기
《고목 원더랜드》에서 고목(枯木)은 말라 죽은 나무를 가리킨다. 살아서 다른 생물에게 에너지를 제공하던 나무가 죽으면 쓸모를 다한 걸까?
우리가 숲이나 공원에서 무심코 지나치던 고목 속에는 상상을 뛰어넘는 생태계가 만들어진다. 외부에서 보는 고목은 평화로운 것 같지만, 고목은 아프리카 초원처럼 여러 생물이 먹이를 다투는 각축장이다. 나무와 가장 밀접한 생물은 균류와 곰팡이다. 우리가 흔히 버섯이라고 하는 곰팡이, 목재부후균은 나무를 분해한다. 목재부후균이 단단한 나무 줄기를 분해하기 시작하면 다양한 생물이 모여든다. 나무에 자란 곰팡이를 먹기 위해 톡토기, 쥐며느리, 노래기, 진드기 등의 곤충이 오고, 선충과 지렁이, 버섯을 먹는 다람쥐까지 온다. 또 나무가 분해되면서 습기를 머금으면 이끼 같은 하등식물이 자라고, 분해가 더 진행되면 분해된 나무 위에 대를 이을 나무가 자라난다.
《고목 원더랜드》는 고목에 생기는 생물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고목이 인간에게 끼치는 다양한 혜택에 대해서도 깊이 있게 살펴본다. 한국과 일본은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과 흡수량을 일치시켜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이 탄소중립에 산림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중 고목은 나무가 서서히 분해되기에 탄소 배출을 느리게 만든다. 이때 나무의 주요 성분인 리그닌은 많은 양이 다시 토양에 남아 탄소를 저장한다. 저자는 탄소중립을 이야기하면서 탄소저류를 강화하기 위한 효율적인 임업으로 자연스럽게 주제를 확대해간다.
이끼를 좋아했던 어린 시절부터 고목을 연구하는 대학 교수가 된 현재까지, 저자의 경험과 연구 이야기는 어렵고 딱딱할 것만 같은 내용에 재미와 몰입감을 더해준다. 책을 읽는 동안 고목이 얼마나 매력적인지, 인간과 지구 생태계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새로운 세상을 알아가게 될 것이다.